현장

삼성의 노조파괴가 보여주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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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뉴시스

삼성의 Burn Out(노조파괴) 공작
검찰이 압수한 6,000건의 문서에 따르면, 삼성은 조합원들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유도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고소 고발하라고 했다. 협상은 질질 끌라고 했다. 노조가 항의하면 불법 사찰을 통해 조합원 징계거리를 찾고, 그래도 안 되면 조합원의 일감을 끊어 생계를 위협하라고 했다. 노조 가입자가 절반이 넘으면 직장을 무조건 폐쇄하라고도 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의 노조파괴(Burn Out. 태워 없애다) 전략이다.
삼성계열사 노동자들의 폭로도 잇따랐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지회 노조 간부를 “섬으로 데리고” 가서 노조 탈퇴를 부추기기도 했고, 삼성웰스토리지회장을 ‘사기꾼’이라고 매도하며 노조를 철저히 고립시켜 왔다.

경찰 – ‘나 이렇게 잘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경찰을 어떻게 동원하고 배치할지도 계획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런 지침이 실제로 적용됐다. 2014년 3월, 삼성전자서비스 아산센터가 느닷없이 폐업해 조합원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했을 때, 경찰 수백 명이 천막을 철거하려고 들이닥치며 최루액까지 뿌렸고 두 손을 등 뒤로 묶어 수갑을 채우는 등 강경하게 탄압했다. 마치 “나 이렇게 잘하고 있습니다”라며 삼성한테 보여주려는 듯이.
또한 삼성은 노동부 근로감독관을 관리해 근로감독 결과까지 좌우하려 했다. 경찰이든 노동부든 결국 자본가들의 충견일 뿐이라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검찰, 법원도 삼성의 손발일 뿐
2013년에도 삼성의 노동탄압 공작이 들통났다. 그런데 당시 검찰은 무혐의 처리했다. 그리고 검찰은 이번에 6,000건의 문건을 압수하고도 정보를 조금씩 흘릴 뿐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검찰이 진실을 온전히 밝힐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재용을 2심에서 어이없게 석방시켜 재벌의 시녀임을 백만 번째 입증한 사법부가 어떻게 삼성을 제대로 단죄할 수 있겠는가?

‘무노조 삼성’ 바꿀 노동자의 잠재력
삼성은 매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숫자 변동을 점검했다. 조합원 수는 노조의 힘이라고 판단하고, 노조에서 탈퇴시킬 방안을 계속 찾으려 했다. 이처럼 삼성이 물불 가리지 않고 노조를 파괴하려 했던 건 삼성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투쟁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신장시킬 잠재력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사들에 노동의 봄이 오려면
노조파괴 공작이 만천하에 드러나 코너로 몰리자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은 8,000명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건당 수수료(성과급제) 폐지, 월급제 전환, 콜센터를 비롯한 지원업무 노동자의 정규직화, 노조활동 보장 등 중요한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4월 18일 열린 삼성웰스토리 노사 협상에서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은 것처럼, 삼성 계열사들에서 노동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노동자들이 의지할 것은 노동자 스스로의 단결과 투쟁뿐이다.

 

현장신문 <노동자의 목소리> 1면 사설